작년 4월 리모델링 본격화 … 사업비 자체조달로 주도권 확보

거여1단지 전경
거여1단지 전경

송파구 거여1단지가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지난 3일 거여1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조합장=양지훈)이 창립총회를 개최해 리모델링사업결의 및 조합 집행부 구성 등 열두 가지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미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을 충족한 거여1단지는 곧 관련 서류를 접수할 계획이다.

거여1단지를 이끌 선장으로 선출된 양지훈 조합장은 “총 517명의 예비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90%를 넘는 동의율로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면서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해달라는 주민 요구로 알고 성원과 지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작년 4월 리모델링 추진 본격화

송파구 거여동 290번지 일대에 위치한 거여1단지는 1997년 준공됐으며, 지하1층~지상12층 아파트 1004세대(전용 39~59㎡규모)로 구성돼있다. 준공된 지 26년이 경과하는 거여1단지는 지하철 5호선 거여역 초역세권 입지에 거여·마천뉴타운과 위례신도시 사이에 위치한다.

작년 4월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며 리모델링 추진이 본격화됐다. 대부분의 노후 아파트가 그렇듯 거여1단지도 공용설비 노후화, 1층 주차로 인한 조경공간 부족, 주차대수 부족 및 주민편의시설 부재 등의 문제점이 부각돼 재건축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용적률이 275%로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전용면적 39~50㎡ 규모의 소형평형이 대부분이어서 재건축시 기존 세대수가 감소하는 문제가 검토됐다. 또한 재건축 가능 시기도 도시정비기본계획상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어 사실상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여건이다.

양지훈 조합장은 “재건축에 비해 전용면적의 40%까지 증축이 허용되는 리모델링은 완화된 규제를 적용할 경우 현실적인 대안이 되며, 이런 사유로 인해 인근 거여5단지가 22년 1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10월에 거여4단지, 12월에 거여1단지가 리모델링 창립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여1단지는 추진위를 시작할 때부터 ‘주민 중심’의 리모델링사업에 중점을 두고 관련 일정을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 주민 의견을 알아보고자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설문을 통한 동의서’를 받아보아 그 비율이 전체 세대의 1/2을 넘는다면 정식으로 ‘리모델링조합설립 결의서’를 받기로 했던 것.

작년 12월 설문 동의율이 60%를 넘어섬에 따라 지난 2월부터 결의서를 징구하기 시작했고, 최근 조합설립요건인 2/3동의율이 충족됨에 따라 창립총회 개최를 결심했다. 작년 7월부터 11월까지 코로나 기간에는 소유자들에게 거여1단지의 리모델링방식을 설명하고자 홍보영상 제작과 온라인 설명회를 2회 개최했고, 5인 이하 소규모 설명회를 수차례 진행해 의견수렴은 물론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도 했다.

한편 거여1단지는 추진위 시작부터 모든 자금집행을 외부자금 대여 없이 내부적으로 진행해왔다. 투명한 자금집행 및 관리를 위해 송파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아 조합법인계좌에서 회계정리를 해오고 있다.

 

∥초기사업비 자체조달로 주도권 확보

거여1단지 리모델링 추진에서 눈여겨볼 사항은 초기 사업비용 조달 관련 외부 차입이 아닌 조합원들이 해당 비용을 분담하는 자체 조달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과 같은 정비사업의 초기에 중요한 요소가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 부분이다. 원칙적으로 사업추진 비용을 조합원들이 분담해 조달하는 것이 맞지만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초기 사업비를 외부의 자금차입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다만 외부 자금 차입이라 해서 조합원이 최종적인 부담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빌리는 자금이기에 차후 상환의 의무가 부여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금리가 높고 상승하는 시기에는 자금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향후 조합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양지훈 조합장은 “외부 자금 차입시 사업주체인 조합의 주도권에 손상이 가해질 우려가 있으며, 인허가 완료 이후 PF자금조달이 가능한 사업계획승인 시점까지는 조합의 자체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 거여1단지의 사업전략”이라며 “여기에 소요되는 초소비용을 산출해 세대당 950만원을 납부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합에 따르면 조합원들이 전부 납부할 경우 약63억원 정도로 예상되며, 미납세대 발생 및 추가 조합원이 들어올 경우를 고려해 납부금액으로 예정된 인허가 단계까지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 조합장은 “일각에서는 다른 단지에서 초기 분담금(착수금)없이 창립총회에서 ‘자금차입’에 대한 결의로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에 당장 나가는 돈이 없어보이므로 우리 단지에서도 이런 사례들을 비교하며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지만, 차입금이던 직접납부이던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외부자금 차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고려하면 착수금의 직접 납부는 투명하고 건전한 사업추진의 초석이 될 것”이며 “아울러 이런 자금에 대한 관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기 위해 조합명의계좌가 아닌 신탁회사명의 계좌를 개설해 신탁사로 하여금 ‘자금관리 대리사무’를 맡김으로서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제대로 관리되게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잠깐 인터뷰 - 거여1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 양지훈 조합장

“단지 특성 고려해 최적화 된 리모델링방식 찾을 것”

 

거여1단지의 증축범위는

거여1단지는 수평증축(1층 필로티 조성으로 1개층 상향 포함)과 별동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기본으로 하되, 안전진단과 설계계획안 수립과정에서 수직증축이 필요 또는 가능한 경우 수직증축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진행 중이다. 수직증축으로 인한 사업기간 연장과 2차 안전성 검토의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판단은 조합원 여러분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진행될 수 있도록 유보한 상태이다. 이와 더불어 지반 상태나 유관 부서 의견도 고려돼야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업추진 방향에 대해

리모델링에서 중요한 절차인 시공사 선정은 인허가가 건축심의를 위한 유관부서협의가 완료단계(사실상 설계안 확정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진행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건축계획이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에서 시공사와의 공사비 결정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가지고 합리적인 시공계약을 체결하기 위함이다. 차후 경쟁입찰방식에 의한 시공사 선정을 통해 합리적인 시공경쟁력을 비교해 우리 단지에 가장 적합한 시공사를 선정하고자 한다.

 

서울시 리모델링 규제방침에 대해

리모델링의 규제완화는 유지하되 이 과정에서 건축물의 안전성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취지를 이해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내용은 공감하지만 이런 안전관리가 리모델링사업의 추진에 행정적인 걸림돌, 예를 들어 인허가 기간 지연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검토 진행되고 있는 리모델링 시행에 따른 지구단위계획의 의제처리 방안이 조속히 확정되었으면 한다.

 

조합원에게 당부사항은

사업비 자체조달을 위한 착수금 관련 여러 의견이 있어 그 실행방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파트단지별로 리모델링 추진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단지가 추진하는 사업방식만이 좋다는 입장이 아니라 우리 단지에 맞는 방식을 통해 보다 청렴하고 안전하게 주민들의 바람을 이룰 수 있다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주거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