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부분개발, 사업성 열악하고 주민부담 과도해”

14일 장위13구역 주민설명회
14일 장위13구역 주민설명회

지난 여름 모아타운 추진 논란으로 들썩였던 장위13구역이 통합 재개발을 목표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 장곡초등학교에서 장위13구역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위원장=김순동)가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통합 재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자 제반 사항을 주민들에게 알리고자 마련됐다.

장위13구역은 장위뉴타운 중 가장 큰 면적을 지닌 곳으로 대략 4천세대 이상의 주택공급이 가능한 대형 사업장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구역지정이 해제된 이후 재개발사업이 정상화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그 와중에 여러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전개되며 통합 재개발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여름에는 가로주택사업을 바탕으로 모아주택·모아타운 추진이 시도됐지만 주민 반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지난 8월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 공모를 위한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식순을 시작하자마자 극심한 주민 반대로 종료됐던 것. 이후 성북구청이 관련 사항을 취합해 서울시에 공모를 타진했지만 주민반대를 고려해 시에서 반려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모아타운 추진이 좌절된 장위13구역엔 또 다른 갈등 양상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일부 주민들이 구역의 중앙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 재개발’을 목표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들 또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기존 가로주택사업과의 차이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김순동 위원장은 “주민들의 자산가치 상승과 더불어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합 재개발 외에는 대안이 없다”면서 “구역내 일부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단편적인 개발방식은 사업성이 열악해질 뿐만 아니라 도시계획적으로 많은 장애물이 있는 만큼 통합 재개발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통합개발 VS 부분개발

14일 주민설명회에서 제시된 통합 재개발 계획안에 따르면 장위13구역의 전체 면적은 약25만㎡에 이른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던 최초 구역계에서 조합이 설립된 가로주택사업장 4곳과 장곡초등학교, 그리고 일부 필지를 제외해 마련됐다. 재개발사업이 가능한 구역요건의 경우 필수요건인 노후도는 67.3%, 선택요건 중 하나인 호수밀도의 경우 60.05%로 해당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한편 부분개발측 추진위 또한 21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동의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부분개발측 계획안에 따르면 사업지 위치가 13구역의 중앙 부위에 위치하며, 전체 면적은 대략 9만5천㎡ 수준으로 통합개발안의 약40%를 차지한다. 다만 구역계의 대부분이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형성돼있어 향후 종상향 측면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통상 1종에서 3종으로 가는 2단계 종상향의 경우 1종에서 2종 또는 2종에서 3종으로 가는 1단계 종상향에 비해 심의통과가 어려우며 그만큼 많은 부지를 기부채납해야 가능하다. 게다가 사업구역 위치가 13구역의 중앙지역에 위치한 만큼 인접지역과의 일조권 논란 및 진출입로 확보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성 열악한 부분개발, 개선 가능성은?

재개발사업에서 용적률은 사업성과 직결되며,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최대한의 용적률을 확보하고자 노력한다. 이에 3종 일반주거지역 또는 법적상한용적률인 300%까지의 종상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종상향을 통한 추가 용적률 확보를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을 관에 기부채납 해야 한다. 따라서 늘어나는 용적률이 많을수록 기부채납 비율 또한 늘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 용도지역 상향에 따른 용적률 체계에 따르면 기존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2단계 종상향을 할 경우 기부채납으로 제공하는 순부담률이 20%이다. 2종에서 3종으로 1단계 종상향 할 경우 순부담률은 10%로 규정하고 있다. 즉 순부담률(기부채납 비율)이 높을수록 아파트를 건립할 부지의 감소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미.

양측의 구역계와 용도지역 현황을 살펴보면 통합개발안은 2종지역의 비중이 70% 가량을 차지하지만 부분개발안의 경우 1종 비중이 약2/3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2종지역 면적비중이 높은 통합개발안에 비해 1종 비중이 높은 부분개발안의 사업성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단적인 예로 부분개발측 계획안에서 제시된 기반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공원과 주차장, 공공시설 등 기부채납 대상지의 면적이 대략 3만㎡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면적 9만5천㎡의 1/3에 해당한다. 통상적인 재개발사업에서의 기부채납 비율이 10%대를 형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비록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아닌 개략적인 예상안이지만 실제 심의 과정에서 얼마나 개선될지는 불분명하다.

임대주택도 고려할 부분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1종에서 법적상한까지 용적률을 늘릴 경우 늘어나는 100%의 절반인 50%를 임대주택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2종에서 법적상한까지 늘리면 늘어나는 50%의 절반인 25%로 줄어든다. 법적상한에 의한 임대주택 물량은 재개발사업에서 기본적으로 부여되는 17% 물량과는 별도로 계산된다.

즉, 1종지역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개발안이 더 높은 비율로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것. 근래 들어 임대주택의 품질이 개선되고 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임대주택이 많은 주거단지를 선호할 조합원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부분개발, 도로체계·기반시설 ‘비효율적’

부분개발계획은 인접 지역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도시계획 측면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만일 부분개발로 장위13구역이 진행된다면 인근 가로주택사업장과 더불어 여러 소규모 사업장이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대지의 형상이 비정형으로 형성돼 진출입로와 연결도로 등 도로체계 계획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공원 등 각종 기반시설의 확보와 설치 측면에서도 상당한 비효율성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깐 인터뷰 - 장위13구역 재개발준비위원회 김순동 준비위원장

“부분개발은 제 살 깎아먹기, 정답은 오직 통합개발”

 

부분개발계획에 대해

현재 부분개발측에서 주장하는 바는 재개발사업을 어느 정도 아시는 분이라면 단번에 ‘이건 아니다’ 싶을 것입니다. 부분개발안은 1종 지역이 대부분이기에 3종으로 종상향이 필수적이며, 그럴 경우 막대한 기부채납으로 인해 정작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해집니다. 부지 형태도 중앙부에 갇혀 있는 형상이라 일조권, 진출입로와 소방도로 확보 문제 등 너무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 측면에서 극도로 비효율적인 계획안이기에 서울시에서 반려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동의서 징구 현황은

지난 9월 20일 구청으로부터 일련번호 동의서를 수령해 다음 날부터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습니다. 약 3주간 동의서를 받은 결과 현재 15% 가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도중에 추석연휴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통합개발에 대한 주민 여러분의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부분개발측은 4개월 먼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20%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장위13구역의 민심이 부분개발이 아닌 통합개발에 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라 생각합니다.

 

전체 통합여부에 대해

현 시점에서 13구역 전체 통합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합니다. 일단은 실현가능한 범위에서, 즉 가로주택을 배제하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나중에 가로주택측에서 통합 의견을 주신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할 생각입니다. 13구역 전체를 대상으로 재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주민 권익 향상과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민에게 당부할 바는

재개발사업은 동의로 시작해 동의로 완성됩니다. 동의율이 높을수록 사업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신속통합기획 요건이 30%이지만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할 때 더 높은 동의율을 목표로 달리겠습니다. 부분개발은 난개발을 초래하고, 이는 제 살 깎아먹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번 통합개발이 실패하면 장위13구역에겐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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